나무 내부 갉아먹는 흰개미
울산시 유형문화재 울산향교
10동 중 ‘동제’기둥 피해확인
市, 복원·전체 방제작업 예정
동헌 등 5곳 서식 확인했으나
피해장소 특정못해 대책고심

▲ 울산 중구 교동 울산향교에서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확인됐다. 사진은 울산향교 전경.
전국적으로 나무 속을 갉아먹는 흰개미로 목조 문화재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시 유형문화재서도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추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돌봄센터에 따르면 울산지역 목조 문화재 가운데 흰개미 피해가 확인된 곳은 지난 울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울산 중구 교동 울산향교의 목조건물 10동 가운데 ‘동제’의 기둥 한 곳이다.

통상 흰개미는 나무를 안에서부터 파먹어 피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가 많고, 문화재 안전과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만 번식시기 외에는 서식지 밖으로 나오지 않아 관찰하기 어렵다.

울산향교 동제의 흰개미 피해도 지난 2021년 울산문화재돌봄사업단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흰개미 관련 부산물이 발견되는 등 처음 포착됐지만, 피해 위치 등을 특정하지 못하다가 지난 4월 번식시기 결혼비행을 위해 밖으로 나온 개체를 확인하면서 피해 위치를 특정했다. 이후 내시경카메라를 통한 추가 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도 확인했다.


서식이 실제로 확인된 울산향교 외에도 울산 동헌 및 내아, 언양향교, 석계서원, 박제상유적, 학성이씨근재공고택 등에서도 해충 피해 일부가 흰개미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시는 목조 문화재 흰개미 피해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2020년 지역 주요 목조문화재 13곳 가운데 9곳을 대상으로 흰개미 피해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문화재 한곳당 시료 채취를 위한 트랩을 100여개씩 설치해 조사를 각각 2~3차례 했다. 이때 5곳에서 흰개미 서식이 확인됐다.

이에 울산시는 우선 피해가 확인된 울산향교는 중구와 협의를 통해 보수와 방역을 추진하고 있다.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 피해 상태가 심각한 울산향교 동제 기둥은 2000만원을 들여 복원하고, 1억4300만원을 들여 울산향교 건물 10동 전체에 대한 방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5곳은 문화재 인근에 흰개미 서식이 확인됐지만, 피해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워 방제 등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또 지난 2020년 조사에서는 흰개미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울산시기념물로 지정된 울산 북구 박상진의사 생가의 기둥 일부도 해충으로 추정되는 피해가 발생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가문화재 이외의 울산시문화재의 경우 울산연구원 문화재돌봄사업단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시에서도 지역 일부 목조 문화재 인근에서 흰개미가 발견된 사실은 인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관련 피해 사항을 지속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